- 정규원 논설위원(농학박사/산림기술사)

[산림녹지신문] 산림사업은 입목수확부터 시작하여 조림, 간벌, 병해충방제, 임도, 사방사업 등이 주요 사업이다. 이러한 산림사업은 험난한 산지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무를 베는 것과 모으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안전관리의 중요성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과 산림분야 작업자의 고령화, 기후 위기에 따른 작업환경의 악화 등으로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산림 현장의 안전장치로서 맞춤형 교육과 사고 예방을 위한 작업 방법과 정책의 변화는 느리기만 하다.

최근 산림사업의 안전사고와 관련된 과제를 진행하면서 산림 내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통계자료와 경험에 의하면 벌목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자른 나무에 깔리거나 부딪친 사고가 많다. 벌목 현장에서 덩굴류와 방해목에 의해 나무가 넘어지는 방향이 예상과 달라서 안전사고도 일어난다. 임업기계에 의한 사고는 경사지에서 무거운 나무와 공사용 자재를 들거나, 적재하거나, 운반하는 과정에서 장비가전복되거나, 전복된 장비에 작업자가 끼여 발생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안전사고의 원인은 다양한 원인에서 검토되고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

산림사업은 소규모로 발주되고 있어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예산의 투입과 사고 예방을 위한 대응 기술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한 산림사업은 계절에 따라 한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사업으로 타 분야 사업보다 절대공가 부족하여 험지에서 쫓기듯이 작업을하여 사고를 유발한다. 산림사업 특성을 감안한 위험 요소를 해소할 수 있는 동절기 사업 발주를 최소화하고, 사업 기간에 여유를 주는 등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다음으로 충분한 사업비의 지원이 필요하다. 산림사업의 작업자는 어려운 산림사업의 특수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노임단가를 받고 있다. 갈수록 설계 노임단가와 현실 노임단가의 격차는 커지고 실정이다. 또한 산림사업에 투입되는 기능 인력과 장비는 지역마다 거의 한정되어 있다. 한정된 인력은 산림조합, 산림사업법인, 영림단 등에 전속으로 일하는 장비와 작업자는 드물다. 그래서 체계적인 안전사고 예방 교육을 하기 힘든 구조이다.


산림사업에서 안전을 확보하고 위험 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품셈에 반영이 필수다. 산림사업의 사업별 표준품셈에서 이러한 산악의 조건과 안전에 관련된 여러 종류의 인자를 명시하고는 있다. 예를 들면 산림경영 분야 품셈에는 경사도, 장애물의 정도, 제거대상식생, 작업시기, 주행장애물의 상태 등의 인자들 이다. 산림공학분야의 품셈에서는 작업 전체를 관리할 수 있는 작업반장이 도입되어 안전을 위한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또한 콘크리트포장의 경우 경사도에 따라 콘크리트 타설의 위험성을 감안하여 할증하도록 되어있고, 임도의 배수관 유출구의 보호공을 만드는 작업의 경우 난이도가 높고 비탈진 사면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할증률을 반영하게 되어있다. 산림토목 현장의 투입장비 규격을 일정 규모로 품셈에서는 제한하여 좁은 작업도, 임도에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정도의 할증 요소로는 현장에서 안전을 담보하는 작업은 어렵다. 직접적인 안전에 관련된 공종을 신규로 개발하여 사업비에 담아야 효과가 있을 것이다. 사업비가 충분하다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작업장의 지형적 난이도를 감안하면 현실에 적합한 새로운 공종 개발은 필요해 보인다. 그래서 주요 산림사업에서 위험 요소를 해소할 수 있고 타법에서 명시한 안전관리 업무와 중복되지 않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 벌목작업 후 산지집재중인 우드그랩 부착 굴삭기>

첫째로 임목수확 작업에서는 벌목부가 나무에 맞을 위험 요소가 많고 우드그랩이 집재하거나 나무를 이동하는데도 위험요소가 많다. 벌목 작업 중 작업자가 위험목을 빠르게 식별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벌목부는 경사지에서 높은 수고의 나무에 덩굴류가 있는지, 나무가 죽어서 넘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벌집이 있는지, 얇은 표토에 암석이 숨어있는지 를 알 수 없다. 사전에 위험 요소를 점검하고 벌목부에게 인지시켜주거나 해소하는 추가 공종이 개발되면 좋을 듯하다. 공종에는 보통인부를 적용하면 될 듯하다. 이러한 위험 요소는 숲가꾸기, 재선충 방제 사업 등에서도 공통으로 이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로 산지의 벌목작업에 투입된 우드그랩을 부착한 굴삭기로 여러 가지 위험 요소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우드그랩 운전기사는 산림사업에서 직능이 개발되어 있거나, 더 높은 노임을 계상하지 못한다. 위험한 지역에서 장비를 운전하고 벌도목을 집재하여 산 아래로 이동하는 작업은 많은 경험과 기술이 필요함에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빠른 시일에 산림사업에 투입되는 장비운전기사에 대한 직능이 개발되고, 현실적인 노임단가의 고시가 필요하다. 직능의 명칭은 “산림기계조정사”로 하면 어떨까 한다. 또한 산지에서는 장비의 손상이 심하고, 트랙(바퀴)의 보강과 블레이드, 실린더의 손상이 많다. 이러한 것에 대한 합리적인 경비를 보강해주어야 장비의 미끄러짐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계경비로 보상해주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면, 재료비로 산정하여 사업비에 포함해주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임도 가도 개설 중인 대형 굴삭기>

세 번째로 안전사고는 임도 사업에서 많이 일어난다. 좁은 임도 노폭에 비해 큰 장비가 투입되고, 지반은 연약하고 미끄럽다. 배수관을 매설하기 위해 가파른 경사지에 인력이 투입되고, 날개벽을 만들기 위해 비탈진 성토부의 붕괴를 감수하고 거푸집을 만든다. 그러나 지금은 특별히 이러한 위험 요소를 해소할 수 있는 사업 공종이 없는 상태이다.

또한 큰 트럭으로 좁은 임도에서 흙을 상차하고 사토장에 흙을 내리는 작업도 지반이 연약하여 위험 할때도 많다. 이러한 위험 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배수관을 매설하기 위한 터파기 작업시 기계만으로 하는 작업에서 기계와 인력의 조합을 통한 공종이 개발되어 위험 요소를 사전 제거하는 좋겠다. 또한 성토지의 큰 돌을 장비에 매달아 쌓는 것도 너무나 위험하다. 오로지 돌 쌓는 인부의 손 지시를 보고 장비 기사는 돌을 올리고 내리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작업 상황을 보며 위험 요소를 해결해 주는 추가 작업자도 필요해 보인다.

산림기술법이 만들어지고 그 법에는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설계, 시공시 안전관리 방안을 법제화하였다. 그러나 아직 세부적인 실행 방안은 명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른 시일에 산림사업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지길 바라고, 또한 산림사업의 특성을 감안한 인력과 장비에 대한 작업량과 작업단가의 고시를 통한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해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