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연 : 호 매강(梅綱). 서울 출생. 시인· 문학평론가. 동국대문화예술대학원 석사. (사)한국산림문학회 편집주간. 한국문인협회 감사.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학백년상 수상 외. 시집『 내안의 그』『사랑, 그 언어의 무늬』외 다수, 수필집 『그리움으로 가는 편지 전3권)』『바람난 산바라기』.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참나무를 귀하게 취급했다는 것은 그 이름으로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 참나무를 일컬어 ‘성스러운 코끼리’ 이른바 ‘상목(橡木)’이라 한다. 흥미로운 건 우리나라와 그리스다.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 우리나라에서는 ‘참’나무라 부르고, 그리스에서도 ‘쿠에르쿠스(Quercus 참, 진리라는 뜻)’라 부른다. ‘참’, ‘진리’라는 이름으로 불려온 성스러운 나무, 참나무야말로 인류의 당산목이 아닐는지.”

-김민식 『나무의 시간』b.read 刊-

♣이름에 귀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건 가치성을 높인다. 누군가 나를 부를 때 아무렇게 불러주길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부를 때는 사랑과 존경, 그리고 다정함이라는 감정이 실릴 필요가 있다. 그 부르는 목소리와 눈빛에 내 가치도 실려 있음을 잊지 않는다면 누군가를 함부로 부르진 않을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이름 남은 사람들을 떠올려 보자. 그 중 진정으로 가치있는 인생을 살았던 사람으로 이름 남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김민식 작가는 이 책에서 “오프라 윈프리 쇼의 마지막 회를 잊을 수 없다.”며 “나를 잠시 멍하게 한 것은 초호화 게스트들이 아니라 그녀의 마지막 멘트, 이제 방송이 끝나면 미국 전역에 어린이집을 짓고 뜰에는 참나무를 심겠다는 말”이었다고 한다.

선물 같은 또 한 해를 부여 받았다. 매일 나무 심는 마음으로 살아가자는 말을 남기고 싶진 않다. 다만 나무에 ‘참’이라는 이름을 주었던 것처럼 자신의 이름에 ‘참사람’이라는 명예가 붙여질 수 있도록 누구를 부르거나 누구에게 불려지길 소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