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강이 보내주는 숲향의 시 산림녹지신문 sks6535@hanmail.net

2024년 01월 15일(월) 11:18

김종호
경북 문경 출생. 2013 《나래시조》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문경지부· 나래시조문학회 회원, 한국산림문학회 회원










갈참나무와 졸참나무



갈참 열맨 통통하고 물결무늬 잎 테두리
졸참 열맨 뾰족하지 이파리는 톱니무늬
전역도 없는 평생을 갈참 졸참 따지네

어디로 갈 참이여 물어도 대답 않고
졸참이 엎질렀나 총알이 수북하네
산길을 지날 때마다 갈참 졸참 헷갈릴걸


*감상노트: 묻어 둔 겨울 추억에 도토리 묵을 쑤어 동치미와 함께 먹던 시절이 있다. 이런 추억이 추위를 잊게 하는 계절에 무엇을 탓하고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싶다. 바람의 성질을 바람이 일으키는 게 아니고, 나무가 우는 게 나무 탓이 아니듯 그 무엇이 그 무엇 때문이라는 이유를 만들 수 없는 것처럼 따질 볼 인생이 있을까. 나무들을 보면 묻지 않아도 답을 주고 어떤 질문은 답을 주지 않는다. 답이 없는 질문을 하고 있다는 의미일듯.....김종호 시인의 "전역도 없는 평생"이란 시어에서 눈이 멈춘다. 평생 갈참 졸참을 따져온 세월에 나도 끼여있음을 스스로 알기에 미소가 지어지고...누구에게는 갈참나무가 되고 누구에게는 졸참나무처럼 살았던 것 같아서 은근히 내 속을 읽는 듯 미소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