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강이 보내주는 숲향의 시 산림녹지신문 sks6535@hanmail.net

2024년 01월 09일(화) 11:42

김밝은
전남 해남 출생, 2013년 《미네르바》등단, 현《미네르바》부주간, 한국문인협회·한국산림문학회·동국문학인회 회원 시집『술의 미학』, 『자작나무숲에는 우리가 모르는 문이 있다』제3회 시예술아카데미상 외.










폭설, 사람의 온도를 갖고 싶다니


우크라이나로 돌진한 침략자처럼 무자비한,
눈발이 휘몰아치고 간 뒤

나무 한 그루
바라보는 집 한 채

눈 속에 옴팡지게 들어앉아 있는
남녘의 풍경 하나를 올려 보내왔다

저토록 고립무원에 홀로 갇히면
사람이 다시 사무치게 그리워질까


*감상노트: 사람의 온도가 그리운 이가 어이 김밝은 시인 뿐이겠는가. 하얀 눈에 쌓인 세상을 동경하던 사람도 폭설에 갇혀 가슴에 고드름이 맺힌 적이 있는 사람은 그 얼음을 녹일 온도가 햇살보다 더 따사로운 사람의 마음 온도라는 것을 안다. 사람은 많지만 꽁꽁 언 세상을 녹여 줄 사람이 부족하다. 김밝은 시인이 저 따뜻한 남녘조차 얼어붙은 세상으로 본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사람과 사람이 진실한 눈빛과 두툼한 정으로 서로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자애의 온도, 지금 그 온도가 절실하다며 진심으로 걱정하는 시인의 눈을 통해 내 마음이 온도가 들킬까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