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강이 보내주는 숲향의 시 산림녹지신문 sks6535@hanmail.net

2023년 11월 21일(화) 11:04

정재령
강원도 원주 출생,에세이문예 제57회 신인상,한국현대시인협회 홍보위원 ,한국문인협회,국제PEN한국본부,부천시립합창단 소프라노 상임단원,한국산림문학회 회원시집 『 거룩한 비밀』












나무

이 산에서 제일 곧다
칭찬을 받는
한 그루의 나무처럼
나는 살으리

나이 들어 등이 굽고
손이 곱아도
한 그루 곧게 서듯
나는 서리라

지나온 삶 희미하여
눈을 비벼도
푸른 잎 매달고서
가지 뻗으리

곧고 곧은 마음으로
구부정 않고
아픈 세월 보듬어
열매 맺으리


* 저 길에, 저 들판에 우뚝 서서 푸르던 잎들을 울긋불긋 물들이던 나무가 이제는 바람의 손길따라서 흩어진다.한때는 고달픔의 이름이자 열정적 시간의 미소였을 상징들이다.인생은 나그네의 발자취일 수 있으나 정재령 시인의 시를 만나니 나무가 남기는 흔적이자 젖은 낙엽의 향기로도 보여진다. 아파서 구부러진 세월도 나이테를 그으며 흔적을 남기듯 나무는 말없이 보낸 시간이 건네주는ㅡ 침묵의 언어를 건넨다.
그 나무를 보며 어떤 세월에도 곧고 곧은 삶을 다짐하는 정 시인의 작품 <나무>가 유난히 오늘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