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강이 보내주는 숲향의 시 산림녹지신문 sks6535@hanmail.net

2023년 10월 30일(월) 11:04

이재곤
충청북도 제천 출생
2021년 동양일보 신인상 시 부문 「저잣거리, 노부부의 사랑」으로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며, (사)한국산림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수필집 『닿지 않는 그리움에 꼬리연을 달아』를 발간하였다.









어디로 간 걸까


시간의 두께만큼
산은
점점 더 울창하게 변해 가는데
산새들 지저귐은 줄어만 간다

도토리 월동식량으로 물어다
꼭꼭 숨겨놓고 찾지 못해
그 자리에 새싹 돋아 나무가 자라게 한
산림녹화 일등공신 다람쥐도
숲에서 만나가 어렵다

산새들도
다람쥐도

대체 어디로 간 걸까

* 어쩌다 산에서 다람쥐를 만날 때 반갑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짧은 해후를 늘 아쉬워 한다. 그래서 그럴까 세상에 이로운 싹을 돋게 해 주는 존재들이 사라지는 세상을 씁쓸하게 읊는 시인의 고백에서 삶의 버거움이 느껴진다. 비바람 소용돌이 만나지 않을 삶이 있겠는가마는 해를 끼치지 않고 유익함을 주는 존재들이 거친 무리들 속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것은 인간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다람쥐가 사라지는 것을 슬픈 일이 아니라 무서운 일로 여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