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강이 들려주는 숲향의 시 산림녹지신문 sks6535@hanmail.net

2023년 08월 01일(화) 11:38

오인택: 경북 문경 출신. IT공학박사, 현 KT본부장, 중앙대일반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 시집『은꽃연가』한국산림문학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나래시조시인협회 회원.







그리움 흔적


붉은 달 외로워서 구름사이 헤집을까
여름계곡 물소리 그대 마중 내 발소리
언제쯤 다녀갔나요 남겨 놓은 바람소리

산제비로 붓 만들어 그림을 그렸을까
안개가 피어 오른 멋스런 새벽풍경
언제쯤 다녀갔나요 남겨 놓은 진경산수

간밤에 산새 되어 나를 찾아 헤맸는지
밤새워 기다림에 어지러운 종종 걸음
언제쯤 다녀갔나요 내 차위에 새발자국


*여름에 고요가 깃들면 어디서 시작되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몰려오곤 한다. 시인에게는 시적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고, 삶의 흔적 하나를 슬며시 내려 놓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바람소리에도, 산제비가 지나가는 풍경에도, 자동차에 새발자국만 봐도 지워지지 않는 아련한 기억 끝에 피어나는 그리움은 별 하나 가슴에 단 것과 다를 바 없는 의미다. 그뿐이랴,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스스로 안아주는 포옹과도 같은 위안이기도 하다. 바빠도 그리워할 것은 그리워하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