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강이 들려주는 숲향의 시 산림녹지신문 sks6535@hanmail.net

2023년 07월 10일(월) 09:10

우상하: 경북 안동 출생. 시조시인. 『한국시조문학』등단,(사)한국산림문학회 회원. 시집『코로나해고통지서』






비 온 오후

-장마의 끝자락에서


무엇에 화가 나서
이리도 무섭더냐

농잿빛 장막 뒤에
숨겨진 악마 발톱

한바탕 앙탈부린 뒤
빨주노초 파남보


*비는 메마른 가슴에 숨쉬기와 생명력을 부여한다. 삶의 틈에 마른 버즘 피지 않도록 감로의 역할을 한다. 그러니 긴 장마가 끝난 후에 미련처럼 떨어지는 비는 눈물에 짓무른 가슴에 마른 버즘을 피게 한다. 아픔도 슬픔도 고통도 번뇌도 적당해야 하지 않을까. 열심히 살아가는 이의 가슴에서 피어나는 무지개의 찬란함을 노래한 긍정적 사색에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진다. 찢어진 살갗에 다시 상처가 나더라도 가슴엔 흉터가 남지 않아야 하는 속마음이 위트있게 표현된 점에 정겨움도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