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강이 들려주는 숲향의 시 산림녹지신문 sks6535@hanmail.net

2023년 06월 12일(월) 09:42

장효식: 시인. 경북 의성 출생. 산림과장으로 퇴직. 한국문협의성지부 초대회장 역임, 현(사)한국산림문학회 이사, 시집『그대 간 자리에 꽃이 피면』외.












반딧불이 수레를 타다



불빛 한 점 없는 그믐밤
수하계곡*에 들어가서
반딧불이 수레를 탔다
형광아래에 마음을 내려놓고
눈을 감았더니
우우하며 물에 젖은 솔숲소리가 들리고
품 안으로 구슬들이 퐁퐁 쏟아져 내렸다
잊었던 어린 날의 착한 언어들이다
나이 든 소년에게는 큰 선물이다
수하계곡에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어른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 수하계곡 :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 위치한 계곡


*자연으로 들어가면 누구나 아이가 되거나 신선이 된다. 가끔 팍팍한 삶에 촉촉함이 필요할 때 숲과 계곡을 찾는 이유는 맑고 푸른 그 순수의 기운을 몸을 담고 싶은 염원 때문이다. 내 존재가 어떤 모습인지 확인하고 싶었을까, 화자는 삶의 환기를 자연에서 얻고 그 보답을 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