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강이 들려주는 숲향의 시 산림녹지신문 sks6535@hanmail.net

2023년 05월 22일(월) 14:08

진길자: 경북 문경 출생. 시조생활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강남지부 명예회장, 여성시조문학회 회장, 한국산림문학회 이사. 시조집 『모래의 여정』『시인의 여행가방』외 다수. 제8회 산림문학상, 대은시조문학상 외 다수.






잡풀
진길자

하찮은 삶이라고 꿈마저 초라하랴
오르내린 발걸음에 채이고 또 밟혀도
기어이 나누어 주리라. 풋풋한 풀 향기를

허기진 가뭄에도 가까스로 꽃대 세워
보금자리 지켜주길 하늘 향해 기도하며
슬픔을 무르익혀서 꽃향기로 빚어낸다

*꽃이 아름다운 건, 말없이 견뎌 온 시간의 무게를 알기 때문이다. 꽃향기가 아름다운 건, 진정한 의미와 가치는 널리 전해진다는 이치를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하찮은 삶이 어디 있으랴. 아무도 모르게 깊어진 슬픔이 무르익어서 꽃향기가 될 수 있도록 기도로 채워가는 삶이 된다면 이미 그것으로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이 시를 읽으며 생각해 본다.